우유 품귀에 낙농가 ‘귀한 몸’ 됐다

우유 품귀에 낙농가 ‘귀한 몸’ 됐다

입력 2011-04-18 00:00
수정 2011-04-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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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여파로 우유 생산이 줄면서 일선 낙농가들이 우유업체들로부터 오랜만에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18일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자사에 우유를 대는 650여개 농가를 대상으로 우유 대금을 달마다 균등하게 지급하는 ‘연간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계절마다 젖소가 만드는 우유량이 달라서 농가의 수입도 들쭉날쭉하기 마련인데, 연평균 대금을 기초로 달마다 우윳값을 똑같이 나눠줌으로써 농장의 재정을 안정적으로 해주겠다는 의도다.

이 회사는 이미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20여억원을 지급했고, 지역별 우유공장마다 낙농팀을 배치해 농가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유대금을 모두 현금으로만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다.

서울우유도 소속 농가에 젖소용 구충제를 지급하고, 인공수정기술 지원을 통해 암소 출산을 늘릴 수 있게 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건국유업&햄도 구제역 사태 이후로 소속 목장을 돌면서 목장주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듣는 등 목장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실제 사례는 없지만, 소속 목장 50여곳 가운데 일부가 최근 납품처를 옮기려 한다는 소문이 있어 본사차원에서 밀착 지원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대부분 업체들이 생산량 제한제도(쿼터)는 한시적으로 폐지한 상황이다.

이처럼 우유업체들이 목장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구제역 여파로 올해 우유생산이 수요보다 10%가량 모자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자사와 계약을 맺은 축산농가를 돌며 우유 생산을 최대한 지원하는 한편, 행여나 소속 목장이 다른 업체로 옮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요즘처럼 낙농업이 ‘생산자 중심 시장’으로 바뀐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거의 20여년만이라고 전했다.

국내 우유 생산·소비량은 경제 성장과 같은 곡선을 그리며 200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늘어났지만, 소비량이 2002년 309만t을 기점으로 300만t 언저리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면서 우유 산업은 과잉 생산 체제로 접어들었다.

우유업체들이 과잉 생산을 막으려고 쿼터제를 도입한 것도 이때 즈음이다.

그러나 최근 밀어닥친 구제역 태풍은 단번에 낙농업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한 낙농업계 관계자는 “1994년 우유 품귀 파동 이후로 ‘목장뺏기’란 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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