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은행 깜짝 금리 인상에 지난 한 달 새 4조원 이상 급증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위안화 예금이 4조원 넘게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한 달 증가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지난해 가을부터 위안화 예금이 강세이긴 했지만 그렇더라도 한 달에 4조원 넘게 불어난 적은 없었다. 위안화 예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금융권은 그 배경을 중국계 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에서 찾는다. 중국은행 서울지점은 지난달 예금 금리를 0.5% 포인트 올렸다. 1년짜리 위안화 예금에 3.8% 이자를 준 것이다. 원화 예금의 1년 금리가 2.1~2.3%이니 금리 차가 1.5% 포인트 이상 벌어진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위안화 예금 금리가 원화 예금 금리보다 높아 금리 사냥을 해오던 국내 증권사와 보험사 등이 순식간에 더 몰려들었다. 위안화 예금주 가운데 개인은 없다. 모두 기관투자가들이다. 하지만 국내 ‘큰 손’들도 증권사나 보험사를 통해 위안화 예금에 적지 않게 돈을 넣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리 차이가 여전한 데다 한때 위안화 예금 급증세를 불안하게 여겨 규제에 나섰던 금융 당국이 창구지도를 접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0.8%에 불과했던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624억 5000만 달러) 대비 위안화 예금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25.9%로 치솟았다. 전달(20.3%) 20%를 돌파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25%를 뚫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8-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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