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규직化 논란…”고용질 제고” VS “신규고용 저해”

은행 정규직化 논란…”고용질 제고” VS “신규고용 저해”

입력 2015-01-12 07:22
수정 2015-01-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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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의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조건을 둘러싸고 노사가 갈등을 겪는 가운데 정규직 전환의 효과를 놓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조 측은 같은 직장 내 직원 간 차별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영진 측은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차별 해소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총인건비 부담 증가로 오히려 신규 직원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기계약직 급여, 정규직의 60∼80%…”은행 다닌다 말하기 부담”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조건과 관련해 외환은행 노조와 경영진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정규직 전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은행권 무기계약직은 여러 직군이 있지만 영업점에서 입출금을 전담하는 창구 직원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20∼30대 여성이다.

과거에는 창구 전담 업무를 비정규직이 맡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이 2007년에 업계 최초로 비정규직 3천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변화가 일었다. 이후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창구 업무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화가 이어졌다.

이들 무기계약직은 정년과 복지 면에서 정규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급여나 승진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급여 수준은 은행마다 다르지만 통상 정규직의 비슷한 연차 대비 6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별도 직군 체계로 분류돼 있어 10년 이상 근무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선임’이나 ‘계장’ 호칭으로 불리는 등 승진은 불가능한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영업점의 무기계약직원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학교에서 엄마 직업을 ‘은행원’이라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실상은 연봉이 높지 않은데 은행원이라고 하면 돈을 잘 버는 줄 알고 괜히 이런저런 부담되는 기여 요구를 할까봐 겁을 냈던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 “정규직·무기계약직 차별 좁혀야”

노조 측은 무기계약직의 고용 질 개선을 위해 기존 정규직과의 급여와 승진 차별을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무기계약직 전원에 대졸 군 미필 신입직원(6급)과 동일한 직급을 부여하고 급여도 6급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원 5급으로 승진토록 해 사실상 기존 정규직 직군으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중은행 노조들도 임단협에서 무기계약직의 처우 개선을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규직 전환자의 올해 임금 인상률을 4%로 기존 정규직(2%)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이어 상반기 중 노사가 정규직 전환자의 추가적인 처우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기업은행 무기계약자의 임금 인상률은 2.4%로 정규직(1.7%)보다 높다. 국민은행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정규직 전환자의 무기계약직 시절 경력 인정기간을 늘려 연봉을 실질적으로 올렸다.

오치화 금융노조 홍보부장은 “은행권의 무기계약직 정규직화는 지난해 산별 교섭에서 노사 간 합의한 사항”이라며 “더구나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2013년 말 이미 합의한 만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직무별 급여 보편화…급격한 전환 부작용 우려도

반면 경영진 측은 무기계약직과 기존 정규직 간 차별 해소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요구대로 무기계약직 전원을 기존 정규직 직군 체계에 편입시키고 급여와 승진 차별까지 없애면 경영악화는 물론 신규 고용창출 여력을 축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노조 요구의 가장 큰 문제는 갑작스러운 인건비 증가”라며 “타행 및 다른 업계에 선례로 남는다는 점도 경영진으로서는 큰 부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치열한 공채를 뚫고 들어온 기존 5∼6급 정규직원들의 반발과 형평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 사례를 들어 직군 간 차별을 없애라는 노조의 요구가 애당초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미국의 대형 상업은행에서 근무하는 영업점 창구 직원(텔러)의 연봉은 2만3천∼3만달러 수준. 우리 돈으로 2천500만∼3천300만원 수준으로, 국내 시중은행 창구 무기계약직과 비슷하거나 낮다는 것이다.

창구직원이 아닌 일반 은행원의 경우 4만달러(약 4천300만원) 이상을 받지만 직무에 따라 급여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조남홍 노사협력처장은 “미국은 직무급제가 보편화돼 텔러와 은행원 모두 임금 처우가 다르다”며 “한국의 경우 직무급제가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안정과 고용 질 개선 측면에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는 긍정적이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는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는 고용의 질을 높이고 능력 있는 무기계약직에 승진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다만 수천명의 인원을 일시적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정규직의 불만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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