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실화된 삼성전자 ‘어닝쇼크’, 미래 성장기업들 발굴해야

[사설] 현실화된 삼성전자 ‘어닝쇼크’, 미래 성장기업들 발굴해야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9-04-05 17:03
수정 2019-04-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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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2분기 연속 ‘어닝쇼크’가 현실화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 2000억원 기록했다고 어제 공시했다. 미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더 안 좋았다. 매출은 전 분기나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0% 이상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보다 1조원 가까이 더 떨어지면서 예년의 절반 안팎 수준에 그쳤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5조원대를 기록한 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 안팎에 머무른 탓이다. 전 분기의 절반, 역대 최고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D램·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보다 20% 넘게 떨어졌지만, 주문은 더 줄고 재고는 쌓였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난 결과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올해 흑자 규모는 23조원 남짓으로 지난해보다 60% 이상 감소한다고 전망한다. 반도체 경기 악화는 이미 우리 수출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8% 이상 감소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겼던 편중현상의 부작용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R(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는 데다 유럽·중국의 경기부진이 가시화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민관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 대기업 대신 벤처기업에 더 적합하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서울대 등에서의 반도체 학부 신설도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

전반적인 수출환경 점검과 미래 먹거리 발굴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우리 총 수출의 4분의 1과 상장사 영업이익의 38%를 차지하고, 법인세의 6%를 부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전자 외에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전통 제조업 실적도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혁신정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필요하다. 정부와 산업계는 기존 수출 주력품목의 재점검과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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