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언론의 지칭어/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언론의 지칭어/이경우 어문부장

입력 2019-04-17 22:50
수정 2019-04-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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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어는 상대를 직접 부르는 말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에서 ‘선생님’은 호칭어가 된다. 지칭어는 상대에게 제삼자를 가리키는 말을 뜻한다. “길동아, 선생님 만났어?”에서 ‘선생님’은 지칭어다. 언론에서는 상대를 부르는 일보다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일이 많다. 호칭어보다 지칭어를 더 많이 쓰게 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성명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 성명을 그대로 쓰지는 않고 뒤에 ‘씨’ 같은 존칭이나 국회의원·장관·회장 같은 직함을 붙인다. 운동선수나 연예인에게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씨’를 붙이지 않는다. 성명으로만 가리켜 전달한다. 이런 ‘원칙’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돼 그가 어떤 일을 하든 ‘씨’를 붙이지 않는다. ‘제임스씨’가 아니라 ‘제임스’라고 알린다.

국회의원이나 기업의 회장에 대한 지칭어는 또 다르다. 이들에게는 성명 뒤에 오직 직함만 붙인다. 이들에게 붙이는 ‘씨’는 낮춤말처럼 여겨진다. 이들의 직함은 ‘씨’보다 높은 말이 돼 버렸다. 언론이 소식을 전하는 대상은 독자와 시청자, 곧 국민이다. 이상적인 방향은 ‘국회의원 홍길동’이다. 아니면 ‘국회의원 홍길동씨’이거나. 그래야 객관적이고 공정해진다.

wlee@seoul.co.kr
2019-04-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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