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사단과 사달/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사단과 사달/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11-11 20:32
수정 2020-11-12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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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지 못할 욕심을 부리니 이 사단이 난 게 아니냐.” “전작에 있던 지문인식 센서를 없애고 얼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가 사달이 난 것이다.”

위 문장에 쓰인 ‘사단’과 ‘사달’은 문맥상 어떤 사고나 일이 발생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신문이나 방송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로 얼핏 보아도 ‘사단’이 좀더 많이 쓰이는 듯하다. 올바른 표현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사단’(事端)의 뜻은 ‘사건의 단서. 또는 일의 실마리’다. ‘사단을 찾다’, ‘사단을 구하다’, ‘사단이 되다’처럼 주로 ‘~찾다/~구하다/~되다’와 어울려 쓰인다. 그러니 첫 문장에서와 같이 사고나 일이 발생했을 때 쓰는 말로는 적절치 않다.

여기에 적당한 말은 ‘사고나 탈’을 뜻하는 ‘사달’이다. ‘사달이 나다’, ‘사달이 발생하다’ 등으로 쓰인다. 한데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이 ‘사단’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고’란 뜻풀이를 추가해 놨다. ‘사달’의 뜻과 비슷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이 표준어 등재나 뜻풀이를 다소 보수적으로 하는 데 반해 ‘고려대사전’은 해당 낱말의 현실적인 쓰임을 반영해 뜻풀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낱말에 대한 쓰임을 사전마다 다르게 제시하게 되면 사용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사달’ 대신 ‘사단’을 써도 되는지 누가 묻는다면 어찌 답해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다.

오명숙 어문부장 oms30@seoul.co.kr
2020-11-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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