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이젠 충돌 접고 협치 약속 지키라

[사설] 여야 이젠 충돌 접고 협치 약속 지키라

입력 2016-09-02 18:00
수정 2016-09-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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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인들은 선거 전후에만 반짝 국민 눈치를 보는 것이 분명하다.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와 3당 체제가 만들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협치’를 다짐했으나 불과 다섯 달도 안 돼 정기국회 첫날부터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였으니 하는 말이다. 세상에 믿어선 안 되는 게 정치인의 말이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식언을 밥 먹듯 하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집단이 또 있을까 싶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가 정녕 국민을 무서워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민생 현안 처리에 두 팔을 걷어붙여야만 할 것이다. 어제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이후 정 의장과 새누리당의 충돌, 이로 인한 국회 파행은 여소야대 정국의 험난한 앞길에 대한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여야가 민감한 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충돌하면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게 분명하다. 적어도 내년 대선 때까지는 노심초사하면서 이런 양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런 여야 갈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추경안 파동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게 될 수만 명의 근로자들을 위해 쓰여야 할 돈이 하마터면 제때 수혈되지 못할 뻔했다.

이번 국회 파행과 관련해서는 중립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개회사를 강행한 정 의장과 이유야 어찌 됐든 의사당을 뛰쳐나간 집권 여당 모두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의장은 두 야당이 주장하는 고위공직자 비리전담 특별수사기관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동의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국회법에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를 규정한 것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 의장의 개회사 발언은 부적절했다. 게다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국민 여론도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갈려 있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이번 추경에 대해 일자리 창출, 구조조정 등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응급처치라고 규정해 놓고도 무책임하게 국회를 뛰쳐나가 버렸다. 정치력을 발휘하기는커녕 과거 소수 야당처럼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맞선 것은 그 어떤 명분을 대더라도 집권 여당의 올바른 태도로 볼 수 없다. 여당 없이 단독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자세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민은 이번 정기국회를 매의 눈으로 감시하며 내년 대선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권력을 위임할지 판단할 것이다. 여야가 정기국회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2016-09-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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