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겨리질/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겨리질/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11-01-04 00:00
수정 2011-01-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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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를 겨리라고 한다. 한 마리가 끄는 것은 호리다. 겨리를 끌기 위해서는 두 마리의 소가 한 멍에를 메야 한다. 천하의 황소라도 멍에가 없으면 빈 수레도 못끄는 법. 그러니 멍에를 져야 한다. 함께 지면 불편할 순 있지만 힘은 덜 든다. 힘센 소는 약한 소를 끌어주는 향도 역할까지 한다지 않는가. 멍에가 꼭 악은 아니다. 예수는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했다. 그러면 마음이 쉼을 얻고 온유해진다는 것이다. 굳이 종교의 가르침을 초들 필요는 없다. 연단을 통해 쇠붙이가 단단해지듯 인간은 멍에를 통해 온전한 인간으로 거듭난다. 누구와 멍에를 나눠 질까가 문제일 뿐. 섬길 절대자도, 기댈 부모형제와 자식도 없는 이들은 어떡하나. 이제 그 다라운 이기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피육불관의 이웃에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 모두 겨릿소가 돼 쟁기를 끌자. 앞뒤 한 줄로 달리는 탠덤마차의 말이 돼 달려 보자. 새해 결의라 해서 평소와 다를 건 없다. 그래도 해가 바뀌었으니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11-01-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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