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씁쓸한 증여/육철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씁쓸한 증여/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2-11-15 00:00
수정 2012-11-15 00: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법이 아무리 촘촘해도 구멍은 있기 마련이다. 기발하고 합법적인 탈세에 혀를 내두를 때가 어디 한두 번인가.

얼마 전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가 터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자식을 여기에 넣으려고 남편과 거짓 이혼하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외국인과 위장결혼한 여성도 있었다. 이 학교는 입학자격이 까다롭지만 학비 또한 만만치 않다. 떠도는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 학교에 다닌 일부 학생의 배경에는 든든한 할아버지가 있었다고 한다. 돈 많은 할아버지는 어차피 증여를 해야 하는데, 무능한 자식에게 물려주느니 똑똑한 손자·손녀의 비싼 학비를 지원하는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다. ‘세금 없는 증여’가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요즘처럼 교육비가 천정부지인 세태에 교육도 돈 없으면 못 시킨다. 하지만 아무리 교육비가 수천만~수억원 드는 판국이라 해도 이를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떠올렸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그렇다고 공부시킨 돈에 세금을 물릴 수도 없으니 그저 씁쓰레할 뿐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2-11-15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