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배려와 이기/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배려와 이기/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6-28 00:00
수정 2013-06-28 00: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제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뜻밖의 인사를 받았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어린 여학생과 20대 초반 남녀 그리고 나 4명이 있었다. 층층이 서던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췄다. 60대 중반쯤 돼 보이는 남성이 들어서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엘리베이터를 또 세워 미안한 마음이 든 듯했다. 바쁜 출근시간대, 너나없이 모두 마음이 바빴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무덤덤하게 서 있던 한 젊은이가 얼른 닫힘버튼을 누른다. 나 역시 엉겁결에 받은 인사에 답례 인사는커녕 묵례마저도 못한 채 겸연쩍게 내렸다.

뒤 이어 탄 지하철 안. 30대 후반의 두 여성이 제법 큰 목소리로 얘기를 주고받는다. 20분은 족히 됐을 것 같다. 주위의 눈길엔 아랑곳없이 이들의 시끄러운 신변잡담은 이어졌다. 결국 내가 자리를 떴다. 출근길의 지하철 전화 소음 경험상 보통 젊은 연인 간의 전화는 길다. 반면 회사에 급히 연락을 하는 직장인은 목소리가 큰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따뜻한 배려와 차가운 이기. 두 단상이 교차한 출근길이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6-2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