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전주 콩나물 국밥/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전주 콩나물 국밥/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5-03-30 18:06
수정 2015-03-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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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푼 다음날 해장에 좋은 콩나물 국밥은 ‘전국구’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주비빔밥과 함께 전주의 명물 음식이다. 며칠 전 서울 마포에서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 국밥’을 먹었다. 달걀을 퐁당 넣은 펄펄 끓는 ‘전주 끓이는 식 콩나물 국밥’에 익숙했지만, 호기심 천국답게 ‘전주 남부시장식~’을 주문했다. 달걀 반숙이 따로 제공되는 따뜻한 온도의 국밥은 급하게 먹느라 입천장을 데지 않아서 좋았다. 송송 썰어 넣은 청양고추 덕에 매콤했다. 전주서 유명한 ‘현대옥’의 콩나물 국밥이었다. 모주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 국밥은 6·25전쟁 전부터 있었단다. 막 시집온 새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저녁상을 물리면서 밥 한 그릇을 부뚜막에 놓아 두라고 일렀다. 새벽에 시아버지는 그 밥을 들고 전주 남부시장으로 가 대형 가마솥에서 막 퍼올린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먹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밥이 귀한 시절이라서 각자 챙겨 온다. 마른 붉은 고추는 가마솥 뚜껑 위에서 더욱 바짝 말라 가는데, 즉석에서 부순 이 고춧가루를 넣어 먹으면 맛과 향이 더 좋았다고 한다. 어느 날 새벽 전주 남부시장에서 이 콩나물 국밥을 먹고 싶다. 이젠 현대옥인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3-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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