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압박에 디플레 우려 가중…日과 유사< WSJ>

中, 美 압박에 디플레 우려 가중…日과 유사< WSJ>

입력 2015-11-19 14:33
수정 2015-11-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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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절하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압박이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과거 일본이 정치적 압박으로 ‘잃어버린 20년’에 내몰린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의 정치적 압박이나 혹은 다른 이유로 금리를 내리거나 위안화 가치를 내릴 수 없다면, 중국 경제는 일본이 20년 전에 겪은 것처럼 디플레이션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환율 정책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공세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 수출에 대대적인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해왔다.

백악관 경제고문으로 활동하다 지난 9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자리를 옮긴 모리스 옵스펠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사람들은 중국이 새로운 일본이 될지 궁금해한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일본은 1980년대말 투자 및 차입 활황을 경험하다 기업들은 빚에 허덕이고, 은행들의 악성대출은 고공행진했다. 또 무역흑자가 지속해 미국으로부터 엔화 가치를 높이라는 압박을 반복해 받아왔다.

WSJ는 이러한 많은 요인이 일본을 스태그네이션과 디플레이션으로 몰아넣었으며 이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고 은행들은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전 스탠퍼드대학의 로날드 믹키논 이코노미스트와 도쿄정책대학원의 켄이치 오노 교수가 앞서 엔화 가치를 올리게 한 한 서방의 압박이 일본의 디플레이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 점을 상기시켰다.

1995년까지 구매력 대비 엔화 가치는 크게 상승했고, 일본 기업들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임금을 동결해야 했다. 결국, 1990년 일본의 생산자 물가가 먼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8년 뒤 소비자물가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

WSJ는 지난 10년간 중국 역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오고 있다는 미국의 비난을 받아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중국은 일본의 실수를 경험 삼아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경계해왔으나, 지난 1년간 무역 가중평균으로 위안화 가치는 당국의 기대와 달리 9% 상승했다.

IMF 역시 위안화가 더이상 절하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일부에서는 위안화가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와 통화가치 절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동시에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자본유출과 정치적 압박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단행하기도 쉽지 않다.

WSJ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전면적인 통화 완화의 방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환경이 변할 때 위안화가 오르도록 내버려둔다면, 미국은 이를 묵인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교역 상대국이었던 미국 경제를 만성적인 부진에 시달리게 한 것처럼 중국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미국은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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