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전자공격… 훼손없어” “美 정면 충돌 우려, 기체확보 포기”
이란이 지난 4일 격추했다고 주장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무인정찰기를 공개했다.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는 이란이 동부 도시 카슈마르 영공을 침범해 격추했다고 밝힌 미국 무인정찰기 ‘RQ-170’을 2분 30초가량의 동영상으로 내보냈다.

이란 혁명수비대 웹사이트
이란이 지난 4일(현지시간)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무인정찰기 ‘RQ-170’을 이란 국영TV가 8일 공개했다. 일부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 이 항공기가 지난주 실종된 정찰기가 맞다고 확인했으나, 미 국방부는 “영상을 검토 중”이라며 진위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란 혁명수비대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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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국 사단장은 “전자 공격으로 기체를 납치해 착륙을 유도했기 때문에 훼손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전문가들이 이 정찰기가 지닌 기술적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군사정보 노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정면으로 찔렀다.
폭스뉴스는 미군 고위 당국자가 문제의 기체가 이란에 추락한 무인정찰기가 맞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수작전팀을 이란에 보내 추락한 정찰기를 되찾아 오거나 정보 수집을 하지 못하도록 파괴하는 방안, 공습을 통해 무인기를 파괴하는 방안 등을 건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작전이 전쟁 행위로 여겨질 수 있어 손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AP통신도 은퇴한 한 미국 관리가 “이란 방송에 나온 베이지색 정찰기는 이란의 핵시설 감시용으로 쓰이던 RQ-170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군 및 정보 당국자들이 문제의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만 표명했을 뿐 즉각 진위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국과 외교관계 단절 이후 미국 관련 현안을 중재해온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 스파이 정찰기가 영공을 침공한 데 대해 강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12-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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