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와 31일 오찬…100일 소회 언급할듯
청와대가 내달 4일로 다가온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별다른 행사없이 ‘조용하게’ 맞기로 했다.취임 100일에 즈음해 그간의 성과에 대한 자평이나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또는 자체 기념행사 등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낮은 자세’를 취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100일에 맞춰 우리가 무엇을 했다고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과 경제위기 등 안팎의 악재 속에 출범한 새 정부는 첫 방미 정상외교에서 대북 공조를 확인하고 한미동맹 60주년을 업그레이드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추경예산안 처리, 경제민주화 1호법으로 통하는 하도급법의 통과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이행에도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대한 평가를 여론에 맡기기로 한 것은 자칫 취임 100일 행사가 ‘자화자찬’으로 비쳐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ㆍ차관급 고위직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사태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성과의 많은 부분을 퇴색시킨 만큼 지금은 자성과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지각 통과되고 북한의 지속적 도발 위협으로 국정이 정상적 궤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점도 취임 100일을 조용히 보내기로 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취임 100일이 대통령 임기초반을 가늠하는 한 잣대라는 점에서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대면하는 자리를 갖고 향후 국정운영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31일 청와대 경내 뜰인 녹지원에 출입기자단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한다.
언론사 편집국장단 오찬과 정치부장단 만찬에 이은 이날 행사는 박 대통령이 언론인들과 소통을 모색하는 자리로 취임 100일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국정운영 소회와 계획 등을 자연스럽게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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