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재개가 최우선 의제’ 강조하려는 목적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는 북한이 오는 11일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을 앞두고 금강산관광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명승지의 가을날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하절승, 조선의 명산으로 유명한 금강산에도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인민들에게 즐거운 휴식을 마련해 주시려고 남기신 뜨거운 사랑에 대한 잊지 못할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옛날에 어느 왕이 하루를 묵어가기로 하고 왔다가 경치가 너무 좋아서 사흘을 묵어갔다고 해 삼일포라고 한다는데 정말 절경”이라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이어 김 국방위원장이 금강산 등반 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과 명승고적에 대한 전설을 곁들인 등산해설 등에 대해 지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조선의 오늘’도 지난 1일 ‘대비 속에서 보는 금강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강산 가을 모습과 해금강의 만물상, 삼일포의 전경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조선의 오늘’은 “금강산을 세계의 유일무이한 관광지로, 천하절승으로 일컫는 것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 호수가 한데 모여 절승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참으로 세상에는 명승지가 많고 많지만 금강산과 같이 아름다운 미인상을 띤 멋쟁이 명승지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남북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개최한 지난달 26일에는 ‘금강산은 세세년년 길이 전하리’라는 제목의 재중동포 김희숙씨 기행문을 싣고 금강산 관광을 집중조명했다.
김 씨는 기행문에서 “금강산은 풍악의 계절을 맞아 더욱 신비함과 황홀함의 극치를 펼쳐보이고 있었다”면서 “만산이 단풍으로 불타는 가을의 금강산은 인파로 끝없이 흥성이었다”며 절정에 달한 금강산 단풍관광의 실태를 묘사했다.
그는 또 “1998년 11월 18일 826명의 관광객을 태운 배가 첫 고동소리를 울리며 동해의 한 항구를 출발했다”며 “해마다 수십만 명의 남녘 동포들이 금강산으로 물결 쳐 가던 그 화폭은 추억으로 남았고 남조선(남한)에서 관광중단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생사기로에 선 기업가와 주민들의 울분이 차 넘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매체가 금강산 관련 기사를 잇달아 싣는 것은 ‘12·11 차관급 당국회담’을 앞두고 자신들이 가장 중시하는 의제가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중단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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