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등 지도부내 적극 협상론 고개 이종걸 “先상임위 타결 원칙”…투톱간 균열 조짐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여당의 쟁점법안 처리에 강경입장으로 맞서오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여전략에 기류변화가 본격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 일각에서 정부여당의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그러나 원내사령탑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선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쟁점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투톱간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문 대표는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법’과 관련,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좀 더 적극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해소할 수 있다면 적극 협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7일부터 최고위 불참을 선언한 이 원내대표는 없는 상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당은 앞으로 선 상임위원회 타결 원칙을 내면서 임하겠다”라며 쟁점법안에 대한 상임위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협상 물꼬를 틀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이어 “아무리 급해도 지켜야 할 원칙과 방향이 있다”며 선거연령 하향 등 선거제도와 쟁점법안을 연계하는 방안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상민 법사위원장도 이른바 ‘원샷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서 “이런 것을 보완할 생각 안 하고 무조건 야당 탓하고 직권상정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차라리 국회 해산, 긴급조치, 제2의 유신을 하겠다고 밝혀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야당의 내분 상황으로 대여 전선 자체가 상당부분 붕괴된 상황에서 야당이 법안 발목잡기라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야당이 ‘독소조항’이라고 생각하는 조항들은 대부분 여야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핵심조항’인 경우가 많아 이런 의견이 실제 협상 돌파구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예컨대 원샷법의 경우 새정치연합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만 적용 대상으로 하자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대기업이 빠지면 법안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소조항을 없앤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는데 의원들이 처음부터 반대하니 어렵다. 최고위에서 물꼬를 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지도부가 상임위 의원들을 설득해 여당과 담판협상에 나서기에는 지도력이 이미 많이 흔들린 상태라는 것도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쟁점 법안과 예산안에 대한 여야 지도부 합의가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앞으로 독단적으로 협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최고위 참석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문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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