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野, 따귀 때리면 맞겠지만 비굴하진 않겠다” 우상호·박지원과 19대 때 함께 활동했지만, 상임위도 안 겹쳐
새누리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맡은 정우택(63) 신임 원내대표가 야당의 원내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54)·국민의당 박지원(74) 원내대표와 ‘궁합’이 잘 맞을지가 관심이다.정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4선, 우 원내대표는 3선으로 짧지않은 기간을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지만 서로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20대 국회에서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 인연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의정활동에서도 이렇다할 공통점이 없다. 세 원내대표가 함께 활동했던 19대 국회에서도 서로 상임위가 달랐다. 연배가 비슷하지도 않고, 출신지역도 충청(정우택)·강원(우상호)·호남(박지원)으로 공통점이 없다.
굳이 접점을 찾아본다면 정 원내대표의 아버지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이 1967년 야당세력을 통합해 창당한 신민당 소속으로 7∼1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야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과 정 원내대표가 2001년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점이다.
자민련 몫으로 입각한 정 원내대표가 해수부 장관으로 활동할 당시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오며 가며 마주쳤을 뿐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다고 한다.
개인적 친분도 전무한 데다 최근의 정국상황까지 겹쳐 ‘허니문’ 조차 기대하기 힘들어보인다. 두 야당이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가 선출되자 ‘도로 친박당’이 됐다고 비판하면서 ‘정상적인 협상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분간 여야 협의가 업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 정 원내대표의 대야 협상에 험로가 불가피해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야당이 따귀를 때리면 따귀를 맞고, 발길질하면 발에 맞아가면서 야당과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공당에서 뽑힌 원내대표를 인정한다, 안 한다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등지에서 지나치며 뵙긴 했지만 교분이 있거나 하진 않고, 함께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고, 박 원내대표는 “향후 관계 설정은 냉각기를 갖고 잘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19일 두 야당의 원내대표를 예방할 계획이지만, 우·박 원내대표가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주장하는 ‘냉각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되 비굴하게 매달리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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