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해요”...숨진 뒤 도착한 아내 문자

“생일축하해요”...숨진 뒤 도착한 아내 문자

입력 2011-11-07 00:00
수정 2011-11-07 08: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군산해경서장 생일날 참변

지난 4일 해경 경비함을 타고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현장을 순시하던 경비함에서 떨어져 숨진 정갑수(56) 군산해양경찰서장이 생일날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군산해경에 따르면 정 서장은 사고 전날인 3일 오전 10시께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인천에서 군산으로 오는 부인에게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기승을 부려 내가 현장에 직접 가봐야 할 듯해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박2일 일정으로 현장 점검을 나갔던 정 서장은 같은 날 오후 9시께도 ‘내려왔는데 독수공방 시켜서 미안해요. 내일 돌아가면 맛있는 것 사줄 게’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 먼 길을 달려온 아내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부인 전경녀(52)씨는 정 서장의 문자메시지에 4일 오전 8시께 ‘생일 축하합니다. 대신 미역국 먹었습니다. 너무 너무 추카’라는 답신을 보냈다. 하지만 정 서장은 이미 사고를 당한 뒤여서 전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아 볼 수 없었다.

군산해경은 사고 당일 주인을 잃은 휴대전화기에는 정 서장의 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수백 통에 달하는 부재 중 전화만 남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정 서장은 금어기(6-9월) 해제 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1박2일 일정으로 현장을 순시하기 위해 3일 오후 5시 경비함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8일 오전 10시께 군산해경에서 거행된다. 정부는 영결식에서 정 서장을 경무관으로 특진시키고 홍조근조훈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정 서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지난 1월 군산해경 서장에 취임했다. 1977년에 해경에 들어와 2008년 인천해경서장을 지내는 등 33년간 봉직했으며 아내와 2녀를 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