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뜯어가는 양언니?’…보호비 명목 후배 갈취

‘돈 뜯어가는 양언니?’…보호비 명목 후배 갈취

입력 2012-03-12 00:00
수정 2012-03-1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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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일진 양언니 두면 다른 애들이 안 괴롭혀”

여중생들 사이에 양자매를 맺어 보호비 명목으로 양언니에게 돈을 바치고 양언니는 또 다른 일진 양언니의 보호를 받기 위해 돈을 상납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양언니-양동생 관계를 맺고 보호비 명목으로 후배에게 금품을 빼앗은 혐의(협박 등)로 A(13·중1)양 등 3명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A양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후배 B(12·초6)양에게 양언니가 돼 B를 괴롭히는 다른 일진들로부터 보호해주는 조건으로 20여만 원의 보호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1번에 1천 원에서 1만 원을 상납하던 것이 점점 액수가 늘고 나중에는 짝퉁 브랜드 청바지를 강매 당했다가 바지는 도로 빼앗기기도 했다.

상납할 돈을 마련하려고 어머니 지갑에까지 손을 대면서 B양의 양자매 관계는 가족에게 들통났고 B양 부모는 A양을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결과 A양은 또 다른 양언니인 같은 중학교 선배에게 줄 보호비를 마련하려 B양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양언니에게 바칠 보호비를 마련하기 위해 양동생으로부터 돈을 빼앗아왔다.

여중생들 사이의 이러한 ‘양자매’ 맺기 유행은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학교와 사회가 자신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의 선배나 일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르는 것보다는 1명에게 돈을 바쳐 안전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피해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직적인 피라미드 형태로 발전하는 ‘양자매’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가해학생들이 한순간 처벌받고 학교로 돌아가 같은 생활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선도프로그램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선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주말 가해학생·학부모는 물론 경찰관과 그 자녀들을 동행해 봉사활동을 다녀온 광주 북부경찰서 측은 학교폭력 악순환을 끊기 위해 유관기관 등과 연계한 선도활동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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