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뒷북 조사 경찰서에서 웬 공연…빈축

‘염전 노예’ 뒷북 조사 경찰서에서 웬 공연…빈축

입력 2014-02-17 00:00
수정 2014-02-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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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경찰서장·전남지방청장 참석 치안보고회 적절성 논란

대통령까지 나서 ‘염전 노예’ 등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사건 진원지인 목포경찰서가 17일 노래, 춤 공연으로 치안보고회를 시작해 빈축을 샀다.

보고회는 이날 ‘도서인권보호 특별수사대’를 출범시키는 등 염전 노예 사건을 총지휘하는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목포원예농협 3층 대회의실에서 이날 오후 열린 치안보고회는 목포 한 방송사 관현악단의 색소폰 연주와 목포시립무용단 공연으로 막이 올랐다.

”딱딱한 브리핑 형식에서 탈피하고자 공연을 마련했다”는 경찰 설명에 일부 참석자는 염전 노예 비난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 난데없이 공연판을 벌인 발상에 어리둥절해하기도 했다.

특히 염전 노예 사건 해결이 급선무인 이 시기에 관련 기관장, 주민 등을 불러모아 놓고 치안보고회를 꼭 해야 했는지 적절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한 참석 주민은 “경찰이 염전 노예 업주와 한통속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고 신안 섬 일대에서 인권 유린 현장 점검이 한창인 가운데 해당 경찰서장과 지방청장이 한가하게 공연을 보며 4대악 근절 등 눈높이 치안을 하겠다고 말해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비웃었다.

안동준 목포서장이 보고회에서 염전 인권유린과 관련, 지역 치안 책임자로 죄송함을 거듭 표시하고 이런 일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에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서 한 관계자는 “치안보고회 일정이 염전 사건 발생 이전에 계획됐고 이미 주민 초청장이 발송돼 연기할 수 없었다”고 군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목포경찰서 관내인 신안 섬 염전에서 수년간 노예처럼 착취당한 장애인이 구출되는가 하면 인권유린 업주가 경찰에 입건되는 등 수사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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