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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건국대 캠퍼스에 있는 호수인 ‘일감호’에 지난달 기증된 오리 30여 마리가 최근 한 달 새 폐사하거나 사라져 경위를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13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 학교 동문인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영문과 62학번)이 일감호에 집오리 43마리를 기증했다.
이 오리들은 국제학교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사육되고 있었다.
일감호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자연 생태환경을 보이는 곳으로, 오리·왜가리·가마우지 등 철새와 야생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어 건국대 명물로 꼽힌다.
국제학교 오리들이 오기 전 일감호에는 야생오리 14마리가 먼저 살고 있었다.
일감호 오리들은 호수 내 치어를 잡아먹거나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나 음식 찌꺼기를 받아먹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김 이사장이 기증한 오리 43마리 중 일부는 폐사하고 일부는 사라져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0여 마리에 불과하다. 야생오리는 14마리 모두 건재하다.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첫 AI(조류인플루엔자)가 광진구에서 발병했을 때 일감호 오리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생포 및 격리’ 작전을 벌인 바 있는 건국대 측은 이번에도 전염병을 염려해 오리 사체 한 구를 수의대에 분석 의뢰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염병이 아닌 복막염이었다.
학교 측은 집오리의 먹이가 바뀌어 장기 등에 염증이 생기는 등 야생적응에 실패한 것이 폐사의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일감호 야생조류를 관리하는 학교 관계자는 “기증받은 오리들이 사료나 부드러운 음식을 먹다가 야생에서 혼자 먹잇감을 구하려다 보니 적응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리들이 더운 여름 날씨 등 갑작스레 변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면역력이 약해져 폐사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새 박사’로 유명한 경희대 생물학과 윤무부 교수는 “오리는 잡식성인데다 웬만한 환경에서도 잘 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동물”이라며 “집오리가 집단 폐사한 원인으로는 더운 날씨, 약해진 면역력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라진 오리들이 모두 폐사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죽은 오리가 정확하게 몇 마리인지는 모르지만 30여마리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집오리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 일부는 일감호를 찾아온 사람들이 외부로 데려갔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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