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팽목항·인천 등 전국서 추모행사
잔인하고 참담했던 4월의 그날이 다시 돌아왔다.1년이 지났어도 눈물은 마르지 않고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별처럼 빛나던 아들과 딸을 떠나보낸 유족의 고통과 비탄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보듬는 추모행사가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16일 전국적으로 열렸다.
아이들의 해맑았던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한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오전 10시부터 1분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렌이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피해지역인 와동, 고잔1동, 서부3동 게양대에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노란 깃발이 펄럭였다.
택시와 버스 2천800여 대는 노란 리본을 부착하고 운행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아이들의 꿈을 앗아간 세월호가 잠들어 있는 야속한 바다를 바라보며 추모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추모식에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이동진 진도군수, 자원봉사자, 종교인, 지역 주민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진도 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의 추모공연과 함께 시작된 추모식에는 세월호의 지난 1년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진도 학생이 직접 쓴 추모 편지 낭독, 추모 풍선 날리기, 씻김굿 공연 등이 이어졌다.
세월호의 출항지였던 인천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연안부두 해양광장에서 일반인 희생자 1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왜 그렇게까지 무리하게 출항해야 했는지 원망하며 비통에 잠긴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자리다.
그러나 1년이 지났어도 아픈 봄날의 기억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추모식이 열렸지만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가족은 슬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기하고 실종자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며 현장을 떠났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유족 항의에 끝내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유족 20여명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온전한 선체 인양을 요구하며 이 총리의 조문을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제1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를 개최했다.
국민안전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인용 안전처 장관과 안전처 직원, 도로교통단과 국방부 해양구조대 등 재난안전분야 종사자, 자치단체와 민간단체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각 부처에서는 차관을 보냈다.
정부와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세월호와 같은 대형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전한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에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묵념시간에 ‘순국선열과 순직 소방·해경 공무원’에 더해 세월호 희생자가 언급됐을뿐 별도 추모순서는 없었다. 다짐대회 바깥 전시장에도 별도 추모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
국민안전의 날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후속대책 담화에 따라 제정됐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에 행사를 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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