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재펌프 고장 수차례 발생…”관리부실” 지적주민·환경단체 “안전성 담보 후 가동해야”
한빛원전 3호기가 핵심 설비 결함으로 잇따라 가동이 중지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발전 중지된 한빛원전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7개월 동안 가동이 중지됐다가 발전이 재개된 한빛원전 3호기가 재가동 5일 만인 16일 오후 1시 34분께 한빛 3호기의 발전이 불시에 중지됐다. 사진은 한빛원전 전경. 한빛 3호기는 지난 1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아 지난 12일 오전 5시 20분께 발전이 재개됐다. 지난 15일 정상출력(원자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냉각재펌프는 원자로의 냉각재인 물을 순환시켜 원자로 내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1차 계통의 핵심 설비다.
원전은 원자로를 포함해 열을 생산하는 부분인 1차 계통과 생산된 열에 의해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부분인 2차 계통으로 나뉜다.
원자로가 위치한 1차 계통의 고장은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빛 3호기는 지난해 10월 증기발생기 세관(냉각수가 흐르는 관) 균열로 가동이 중지됐다.
이후 점검 과정에서 최고 길이 11㎝의 쇳조각과 무게 2.1g의 너트 등 이물질 89개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51개는 제거를 완료했고 나머지는 기술력 부족 등으로 제거하지 못했다.
원전 당국은 이물질이 들어있는 상태에서도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이물질 완전 제거 뒤 재가동’을 요구하면서 가동이 계속 미뤄졌다.
장기간 원전 가동 중지로 인한 손실 등을 들어 지난 12일 발전이 재개됐지만 4일 만에 또 다른 핵심 설비인 냉각재펌프 고장으로 원전이 또다시 멈춰서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원전 당국의 주장을 무색케 하고 있다.
냉각재펌프의 경우 그동안 원전 고장의 주된 문제로 지적됐다는 점에서 관리 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3년 8월 한빛 6호기 냉각재펌프의 운영 상태를 표시하는 동작회로에서 단락이 발생, 냉각재펌프가 정지되고 이어 원자로가 멈췄다.
2012년 1월에는 월성 1호기의 냉각재펌프 온도감지장치의 오작동으로 원전 가동이 중지됐다.
2011년 10월 울진 6호기가 발전을 재개한 지 4개월 만에 냉각재펌프를 구성하는 과전류보호계전기를 교체하는 작업 중 오작동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2011년 2월에는 한빛 5호기 냉각재펌프 구동용 모터 안에 들어있는 약 30cm 길이의 ‘일(一)자’ 드라이버가 문제를 일으켜 가동이 중지되기도 했다.
지역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증기발생기 결함이 심각한데도 원전 가동을 고집하는 원전 당국이 이번에는 1차 계통의 핵심 설비 고장으로 원전을 또다시 멈춰세웠다”며 “안전 문제에다 관리 부실까지 드러났는데도 가동만을 고집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냉각재펌프는 원자로헤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과 함께 원전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핵심설비”라며 “원전 당국은 주민 안전은 무시한 채 사업자의 이윤을 앞세워 재가동을 고집했다. 참사를 막으려면 원전 시설의 안전 현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