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을 강타한 대지진 참사에 국내 거주 네팔인들이 현지에서 들려오는 가족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나 연락두절로 애를 태우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모금 운동이 시작되는 등 네팔에 도움의 손길을 보태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애가 타는 국내 네팔인들
대구시 성서공단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근무하는 네팔인 카말(38)씨는 27일 눈물로 말문을 열었다.
”삼촌, 조카 등 친척 6명이 죽었어요. 전화 통화도 안 되고 답답해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기도만 합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그는 “지진이 나고 70세 아버지와 1분 정도 통화했다”고 밝힌 뒤 “지진으로 삼촌 2명, 숙모, 조카 등 6명이 숨졌다고 전해 들은 게 전부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건물이 흔들리자 아버지가 어머니와 밖으로 도망치며 식사하던 삼촌 가족에게 빨리 나가라고 소리쳤는데 미처 못 빠져나왔다고 들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전기도 물도 다 끓기고 공원에서 비를 맞으며 지낸다는데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 못 한 것 같다”며 “늙은 부모님을 보살펴 드리지 못해 그저 한국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 신두팔촉 출신인 카말씨는 한국에 온 지 약 4년이 됐다.
왕복 비행기 탑승료 100만원이 부담돼 지난해 딱 한 차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네팔을 찾았다.
카말씨는 “아내와 14살, 9살인 아이들은 신두팔촉이 아닌 수도 카트만두에 있다”며 “집이 다 무너지고 노숙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연락이 닿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 가늠도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가고 싶어도 비행기가 없어서 못 간다. 공장장이 걱정해주며 집에 다녀오라고 했지만 빨라도 8월에나 갈 수 있을 거 같다”며 “기도해주세요”라고 했다.
경북 경산에 사는 주부 마야 상덴(36·여)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네팔에 있는 친정 식구가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친정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3시간가량 떨어진 시골이다.
지난 25일 지진으로 오빠네 식구, 부모 등 모두 5명이 사는 1층짜리 집이 무너졌다.
출가한 언니들 집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했다. 죽거나 다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당장 먹을거리나 잠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빠에게서 “다 무사하다. 잘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부모님과는 아직 전화 통화를 못했다고 한다.
그는 “3일이 지났는데 물도 제대로 못 먹었고, 비가 오고 바람도 부는데도 밖에서 자고 있다고 한다”며 “지진이 계속 나고 있다니 더 속이 탄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네팔인들의 모임인 ‘네팔유니티오브서사이어티울산’의 대표 차파가인 비노드(36)씨는 네팔 현지 친척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며 “생후 8개월 된 조카가 숨지고 작은어머니는 다쳤다고 합니다. 나라가 무너져 허탈합니다. 네팔은 10∼20년 전으로 되돌아가 버렸습니다”고 참담해 했다.
”집들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파괴됐다. 네팔 현지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 그저 네팔에서 한국으로 연락이 오기만 다들 기다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십시일반” 각계각층서 도움의 손길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27일 오전부터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모금액을 피해 학교·마을 재건과 이재민 생활 지원 등에 쓸 계획이다.
경남 김해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동상·서상동 외국인 거리에 있는 김해이주민의집도 최근 모금을 시작했다.
우선 국내 네팔인을 중심으로 모금하고 오는 28일부터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여 국제 구호단체를 통해 네팔에 보낼 계획이다.
서울의 주한네팔인협회 측과 ‘서포트 네팔 파운데이션(Support Nepal Foundation)’ 단체를 꾸려 본격적으로 모금활동에 나선다.
창원 경남이주민센터도 내달 3일 센터 건물 앞 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인 노동절 기념행사 때 모금활동을 한다.
울산지역 네팔인들의 모임인 ‘네팔유니티오브서사이어티울산’은 지난 26일 남구의 한 인도·네팔음식점에 모여 서로 위로하고 모금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전지역에서 네팔 출신 유학생이 가장 많은 우송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학교 차원에서 피해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어교육원에 정부초청 장학생 1명이 있는 배재대는 총학생회와 유학생회가 주축이 돼 네팔 돕기 캠페인을 이번 주에 전개할 예정이다.
대전대도 조만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네팔 유학생 돕기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 수원시는 염태영 시장이 직접 나서서 구호물자 지원을 지시했다.
염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동 주한 네팔대사관을 방문, 카만 싱 라마 대사를 만나 구호물자 전달방식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수원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의약품, 보조식품 등 긴급 구호물자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논의하기로 했다.
경남 김해시 서울이비인후과 정태기(55) 원장과 진주시 권현옥 산부인과 권현옥(53) 원장은 의료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정 원장은 가난한 네팔 시골마을에 학교를 지어주기 위한 경남지역 순수 민간인 모임인 사단법인 ‘지구촌 교육나눔’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 원장은 내달 1일부터 7박8일 간 네팔을 직접 찾아 구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두 사람은 대한의사협회의 본격적인 현지 구호 활동을 위한 선발대 역할도 맡는다.
정 원장이 후원하는 지구촌 교육나눔은 이번 지진 참사로 절망에 빠진 현지인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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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모금 운동이 시작되는 등 네팔에 도움의 손길을 보태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애가 타는 국내 네팔인들
대구시 성서공단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근무하는 네팔인 카말(38)씨는 27일 눈물로 말문을 열었다.
”삼촌, 조카 등 친척 6명이 죽었어요. 전화 통화도 안 되고 답답해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기도만 합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그는 “지진이 나고 70세 아버지와 1분 정도 통화했다”고 밝힌 뒤 “지진으로 삼촌 2명, 숙모, 조카 등 6명이 숨졌다고 전해 들은 게 전부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건물이 흔들리자 아버지가 어머니와 밖으로 도망치며 식사하던 삼촌 가족에게 빨리 나가라고 소리쳤는데 미처 못 빠져나왔다고 들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전기도 물도 다 끓기고 공원에서 비를 맞으며 지낸다는데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 못 한 것 같다”며 “늙은 부모님을 보살펴 드리지 못해 그저 한국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 신두팔촉 출신인 카말씨는 한국에 온 지 약 4년이 됐다.
왕복 비행기 탑승료 100만원이 부담돼 지난해 딱 한 차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네팔을 찾았다.
카말씨는 “아내와 14살, 9살인 아이들은 신두팔촉이 아닌 수도 카트만두에 있다”며 “집이 다 무너지고 노숙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연락이 닿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 가늠도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가고 싶어도 비행기가 없어서 못 간다. 공장장이 걱정해주며 집에 다녀오라고 했지만 빨라도 8월에나 갈 수 있을 거 같다”며 “기도해주세요”라고 했다.
경북 경산에 사는 주부 마야 상덴(36·여)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네팔에 있는 친정 식구가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친정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3시간가량 떨어진 시골이다.
지난 25일 지진으로 오빠네 식구, 부모 등 모두 5명이 사는 1층짜리 집이 무너졌다.
출가한 언니들 집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했다. 죽거나 다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당장 먹을거리나 잠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빠에게서 “다 무사하다. 잘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부모님과는 아직 전화 통화를 못했다고 한다.
그는 “3일이 지났는데 물도 제대로 못 먹었고, 비가 오고 바람도 부는데도 밖에서 자고 있다고 한다”며 “지진이 계속 나고 있다니 더 속이 탄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네팔인들의 모임인 ‘네팔유니티오브서사이어티울산’의 대표 차파가인 비노드(36)씨는 네팔 현지 친척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며 “생후 8개월 된 조카가 숨지고 작은어머니는 다쳤다고 합니다. 나라가 무너져 허탈합니다. 네팔은 10∼20년 전으로 되돌아가 버렸습니다”고 참담해 했다.
”집들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파괴됐다. 네팔 현지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 그저 네팔에서 한국으로 연락이 오기만 다들 기다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십시일반” 각계각층서 도움의 손길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27일 오전부터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모금액을 피해 학교·마을 재건과 이재민 생활 지원 등에 쓸 계획이다.
경남 김해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동상·서상동 외국인 거리에 있는 김해이주민의집도 최근 모금을 시작했다.
우선 국내 네팔인을 중심으로 모금하고 오는 28일부터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여 국제 구호단체를 통해 네팔에 보낼 계획이다.
서울의 주한네팔인협회 측과 ‘서포트 네팔 파운데이션(Support Nepal Foundation)’ 단체를 꾸려 본격적으로 모금활동에 나선다.
창원 경남이주민센터도 내달 3일 센터 건물 앞 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인 노동절 기념행사 때 모금활동을 한다.
울산지역 네팔인들의 모임인 ‘네팔유니티오브서사이어티울산’은 지난 26일 남구의 한 인도·네팔음식점에 모여 서로 위로하고 모금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전지역에서 네팔 출신 유학생이 가장 많은 우송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학교 차원에서 피해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어교육원에 정부초청 장학생 1명이 있는 배재대는 총학생회와 유학생회가 주축이 돼 네팔 돕기 캠페인을 이번 주에 전개할 예정이다.
대전대도 조만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네팔 유학생 돕기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 수원시는 염태영 시장이 직접 나서서 구호물자 지원을 지시했다.
염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동 주한 네팔대사관을 방문, 카만 싱 라마 대사를 만나 구호물자 전달방식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수원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의약품, 보조식품 등 긴급 구호물자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논의하기로 했다.
경남 김해시 서울이비인후과 정태기(55) 원장과 진주시 권현옥 산부인과 권현옥(53) 원장은 의료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정 원장은 가난한 네팔 시골마을에 학교를 지어주기 위한 경남지역 순수 민간인 모임인 사단법인 ‘지구촌 교육나눔’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 원장은 내달 1일부터 7박8일 간 네팔을 직접 찾아 구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두 사람은 대한의사협회의 본격적인 현지 구호 활동을 위한 선발대 역할도 맡는다.
정 원장이 후원하는 지구촌 교육나눔은 이번 지진 참사로 절망에 빠진 현지인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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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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