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 1인당 공무원 3명 전담 배치해 발열·격리 상태 수시로 체크
정부가 ‘3차 슈퍼 전파자’ 후보로 꼽은 90번 확진 환자(사망)가 거주했던 충북 옥천에서는 다행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열흘이 고비다.90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옥천 지역 거주자 70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90번 환자와 만난 주민의 자가격리 기간(잠복기)이 오는 21일까지라는 점에서다.
격리 대상자 가운데 이상 증세를 보인 5명 모두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방심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열흘간은 격리자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비상 상황이어서 충북도와 옥천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건 당국이 90번 환자를 3차 슈퍼 전파자 후보로 꼽은 것은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대전 을지대병원에 격리 조치될 때까지 열흘간 옥천의 여러 병원을 드나들었던 만큼 새로운 감염 통로가 만들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뒤 을지대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옥천성모병원에서 3차례, 곰바우한의원과 옥천제일병원에서 각 4차례 진료를 받았고 지난 6일 옥천성모병원 응급실을 거치면서 격리 조치됐다.
옥천 지역의 이 환자 접촉자에 대한 격리 조치가 지난 11일부터 해제되기 시작했지만 최후 접촉자의 격리 조치가 풀리는 오는 21일까지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격리자 70명과 일반 접촉자 407명 중 몇몇이라도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메르스의 급속한 확산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직·간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강화해 옥천지역 메르스 확산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게 충북도와 옥천군의 계획이다.
옥천군은 159명의 공무원에게 격리자에 대한 전담 마크를 지시했다. 2인 1조로 하루 7∼8차례 이들의 집을 찾아가 자택 격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격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군 보건소는 이와 별도로 격리자들을 오전, 오후 1차례씩 찾아가 직접 체온을 재며 이상 징후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격리자 1명당 3명의 담당 공무원이 지정됐고, 이들이 하루 9∼10차례 격리 여부와 의심 증상을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 역학조사반이 내려와 격리자를 선정한 이튿날인 지난 10일 격리 조치 연락을 받지 못한 일부 주민이 일상생활을 한 사례가 있지만 그날 오후부터 밀착 관리가 시작되면서 통제권에 들었다”고 말했다.
격리자들이 공무원들의 눈을 피해 무단 외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위치 추적 등을 경찰에 요청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열흘만 지나면 큰 고비는 넘기는 것”이라며 “밀접 접촉자들은 자가 격리에 성실히 응해주고, 공무원들은 밀착 관리와 모니터링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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