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차단하자”…철새 도래에 농가·방역 당국 ‘긴장’

“AI 차단하자”…철새 도래에 농가·방역 당국 ‘긴장’

입력 2015-12-29 11:19
수정 2015-12-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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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는 반가운 철새지만 우리는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철새가 돌아오는 계절이면 방역 당국과 사육 농가는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에 비상이 걸린다.

매년 12∼1월 우리나라로 철새가 돌아오면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는 철새들의 군무를 보려고 도래지로 몰리지만, 방역당국과 농가의 속 앓이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특히 전북 고창군은 2014년 1월 AI가 발생해 가금류 1천446만 마리를 살처분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시기만 되면 분주해진다.

양계농가를 운영하는 김대식(56)씨는 29일 “항상 이맘때면 걱정이 앞선다. 철새 때문에 방역에도 더 신경을 쓴다”며 “공무원들도 찾아와 AI 교육도 해주고 철새를 유의해서 관찰해 달라는 당부도 하고 간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20여만 마리로 추정되는 가창오리떼가 고창군 동림저수지로 돌아왔다.

동림저수지는 최대 25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관찰됐던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다.

전체 면적 380만㎡에 이르는 동림저수지에는 매년 가창오리, 물닭,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등 철새가 월동(越冬)을 위해 찾아온다.

지난해 고창에서 발생했던 AI도 이 동림저수지로 돌아온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퍼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분주해진 고창군은 이달 중순부터 수시로 동림저수지를 찾아 폐사 야생조류가 있는지, 대략 몇 마리가 왔는지 등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야생조류의 상태를 살펴 AI의 농가 유입을 원천 봉쇄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이동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고창군은 또 오리 83만 마리, 닭 610만 마리를 키우는 140여개 가금류 농가를 대상으로 ‘철새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했다.

예비단계부터 해제단계까지 경보시스템을 5단계로 나눠 문자메시지로 철새 유입수와 유의사항 등을 농가에 알린다.

이밖에 전북도는 지난 10월부터 8개월간을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막기 위한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방역대책 상황실 24개소를 운영해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창군 축산과 관계자는 “철새가 고창으로 들어오는 이 시기가 되면 항상 모든 공무원이 긴장을 한다”며 “어쩔 수 없이 AI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총력을 다해 바이러스를 조기에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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