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약점잡아 진정” 경찰관 유서 남기고 숨져

“동료들이 약점잡아 진정” 경찰관 유서 남기고 숨져

입력 2016-07-29 14:06
수정 2016-07-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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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청 감찰 “유서에 거론된 직원들 진상조사 착수”

감찰조사를 받던 현직 경찰관이 “동료직원들이 약점을 잡아 진정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29일 오전 5시 26분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옆 정자에서 화성동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56) 경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지구대 팀장이 발견했다.

A 경위는 이날 오전 4시 10분께 부인 B 씨에게 “운동을 하러 나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섰고, B 씨는 최근 남편이 스트레스가 심했던 점을 고려해 뒤따라 나갔지만 행방을 놓쳤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B 씨는 1시간여 뒤인 오전 5시 6분께 경찰에 신고한 뒤 같은 지구대 소속 팀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고, 해당 팀장이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진 A 경위를 발견했다.

A 경위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동료직원인) C 경위, D 경위, E 경장 등이 편가르기 등으로 팀을 와해시켰다”며 “팀장 옷벗기려고 약점잡아 (감찰부서에)진정하는 동료직원이 올바른가. 너무 억울하고 억울하다”고 돼 있다.

이어 C 경위, D 경위가 술자리에서 자신과 조직을 비하하는 말을 해 기분이 나빠 술값을 계산하고 귀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 경위는 다른 지구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근무태만 등 복무규율 위반 내용이 제보로 접수돼 지난 14일 현재 지구대로 인사조치됐고, 19일 1차례 지방청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위의 한 유족은 “유서에는 동료직원들로부터 음해를 받아 감찰조사를 받게 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며 “앞으로 유서에 거론된 직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고인을 괴롭혔는지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경기남부청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근 A 경위는 병가를 낸 상태였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A 경위의 근무태만에 대한 제보를 입수해 지방청에서 감찰조사 중이었다”며 “구체적인 감찰 사유는 고인의 명예를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청 감찰은 유서에 거론된 동료직원들이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화성동부서는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미뤄 A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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