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잘리고 화상’ 학교급식 근로자들 ‘수난’

‘손가락 잘리고 화상’ 학교급식 근로자들 ‘수난’

입력 2016-09-29 14:42
수정 2016-09-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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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 “건설·제조업보다 높은 산재율…배치기준 조정해야”

지난 3월, 경기도 A초등학교 조리실무사 B씨는 학교 급식실 오븐을 작동하던 중 기계에서 나온 뜨거운 스팀에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었다.

3주간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크게 다친 B씨는 산업재해로 인정받았으나, 비급여에 해당하는 치료비 50만∼60만원은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지난 8월 또 다른 고등학교에선 조리실무사의 장화로 뜨거운 물이 들어가 실무사가 화상을 입었으며, 같은 달 모 초등학교 급식실에선 절단기로 야채를 다듬던 실무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 중학교 조리실무사 C씨는 지난 7월 쌓아놓은 식판 더미가 다리 쪽으로 쏟아져 오른 허벅지에 큰 멍이 들었지만, 학교에 눈치가 보여 산재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29일 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경기지부(이하 경기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도내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2011∼2013년 205건이다.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산재율은 전체 급식 종사자(조리사·조리실무사) 1만4천300명의 1.43%(산재율)에 달한다.

산재 중 화상사고(31.4%)가 가장 많았고 넘어지는 사고(20.1%), 절단·베임·찔림 사고(5.7%)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학교비정규직노조는 “대한민국 평균 산재율이 0.5%이고 건설·제조업 평균 산재율이 0.6∼0.8%에 불과”하다며 “학교 눈치 보며 공단에 요양 신청하지 않은 건수와 4일 미만 업무상 재해까지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높은 산재율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족한 인력으로 인한 업무 과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날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급식실 노동자 1인당 120∼150명의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며 “산재 사고의 대부분이 조리와 뒤처리 중 발생하는데 이는 급하게 급식시간을 맞추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급식실 내 산재 대부분이 화상, 골절, 절단사고로 피해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기는 사고”라며 “경기도교육청은 급식실 직원 배치기준을 1인당 70명 수준으로 조정하고 업무경감,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 등 노동자들을 살리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급식실 배치기준 조정을 위한 산재 피해자 릴레이 증언, 교육감 면담요청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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