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이 잘 던지고도 승리를 날린 17일 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인 터너 필드.
브레이브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다저스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류현진은 “류 선수 수고했어요”라며 다가서는 한국 기자들을 보자 놀란 토끼 눈으로 “쉿” 하며 말을 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의자에 기대앉아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구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선수가 많았다.
한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벨이 울리자 몇몇 선수들은 ‘나가서 받으라’는 손짓을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불만 당기면 곧바로 폭발할 듯한 극도의 긴장감이 라커룸을 지배했다.
다저스의 매팅리 감독은 인터뷰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에 대해선 “할 만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류현진을 5이닝 후 교체한 이유를 묻자 “당연히 그랬어야 했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구 수가 100개가 넘으면 볼스피드가 확실히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 탓인지 류현진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라커룸 밖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난 류현진은 들릴듯 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1-2로 뒤지던 4회 동점 적시타를 날렸지만 소감을 묻자 “단지 운이 좋았다”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터너 필드를 찾은 수천 명의 한인 동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이 5회 팀이 2점 리드한 상태에서 물러나자 승수 추가의 기대에 잔뜩 부풀었으나 6회 파코 로드리게스가 역전 만루 홈런을 맞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3루 쪽 관중석에 옹기종기 모여 류현진을 응원하던 동포들은 전세가 뒤집히고 때마침 비까지 내리자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대기업 현지 주재원은 “오후 일찍 업무를 마치고 경기장에 왔는데 역전패를 당해 허무하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20여 년을 살았다는 한 현지 교포는 “봉중근(LG트윈스)이 브레이브스를 떠난 200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구장에 왔다”며 “팀은 비록 졌지만 류현진은 강팀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잘 던져 같은 한국인으로서 가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날 밤 애틀랜타 한인타운에 있는 유명 음식점과 노래방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한인 동포 수백 명이 모여 류현진 경기를 지켜봤다.
연합뉴스
브레이브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다저스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류현진은 “류 선수 수고했어요”라며 다가서는 한국 기자들을 보자 놀란 토끼 눈으로 “쉿” 하며 말을 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의자에 기대앉아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구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선수가 많았다.
한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벨이 울리자 몇몇 선수들은 ‘나가서 받으라’는 손짓을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불만 당기면 곧바로 폭발할 듯한 극도의 긴장감이 라커룸을 지배했다.
다저스의 매팅리 감독은 인터뷰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에 대해선 “할 만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류현진을 5이닝 후 교체한 이유를 묻자 “당연히 그랬어야 했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구 수가 100개가 넘으면 볼스피드가 확실히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 탓인지 류현진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라커룸 밖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난 류현진은 들릴듯 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1-2로 뒤지던 4회 동점 적시타를 날렸지만 소감을 묻자 “단지 운이 좋았다”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터너 필드를 찾은 수천 명의 한인 동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이 5회 팀이 2점 리드한 상태에서 물러나자 승수 추가의 기대에 잔뜩 부풀었으나 6회 파코 로드리게스가 역전 만루 홈런을 맞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3루 쪽 관중석에 옹기종기 모여 류현진을 응원하던 동포들은 전세가 뒤집히고 때마침 비까지 내리자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대기업 현지 주재원은 “오후 일찍 업무를 마치고 경기장에 왔는데 역전패를 당해 허무하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20여 년을 살았다는 한 현지 교포는 “봉중근(LG트윈스)이 브레이브스를 떠난 200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구장에 왔다”며 “팀은 비록 졌지만 류현진은 강팀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잘 던져 같은 한국인으로서 가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날 밤 애틀랜타 한인타운에 있는 유명 음식점과 노래방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한인 동포 수백 명이 모여 류현진 경기를 지켜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