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독해질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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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01 00:00
수정 201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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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기대주에서 14승 에이스 우뚝… 1회 징크스 털어야

“한국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게 의미가 있는지는 아무도 무른다. 다저스 스카우트는 확신을 갖고 영입했지만 많은 팀이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62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지도 확신하지 않고 있다.”(지난 1월 1일 다저스 홈페이지 켄 거닉 기자)

류현진(26·LA 다저스)이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을 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따뜻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는 한국에서 온 ‘이방인’에게 많은 의문 부호를 던졌다. 스프링캠프 러닝 훈련에서 낙오했을 때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호된 비난을 가했다. 대다수 매체는 류현진이 빅리그 중간 정도의 투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30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이런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남겼다.

내셔널리그(NL) 다승 공동 10위(14승 8패), 평균자책점 공동 8위(3.00)에 오른 류현진의 활약은 웬만한 팀의 에이스 못지않았다. 신시내티의 에이스 맷 레이토스는 14승7패 3.16을 기록했다. 류현진과 가장 많이 만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성적은 13승9패 2.77이며, 디비전시리즈 첫 상대 애틀랜타의 에이스 크리스 메들렌은 15승12패 3.11이다.

류현진은 화려함에서는 부족했지만 꾸준함만큼은 최고였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 수 관리를 받은 이날 콜로라도전(4이닝 2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한 차례도 5점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22차례나 해 1966년 돈 서튼(21회)을 제치고 다저스 역대 최다 신인 투수로 기록됐다. 다저스 아시아 신인투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14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평균 구속 140㎞대 후반인 류현진의 투구는 MLB에서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예리한 변화구를 구사해 빅리그 강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의 체인지업은 감독 설문조사에서 NL 2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았다. 특유의 위기관리와 땅볼 유도 능력으로 누상에 주자가 모이더라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NL에서 세 번째로 많은 26개의 병살타를 낚았다.

물론 류현진에겐 과제도 있다. 1회 피홈런 7개를 허용하고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하는 등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홈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32의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원정에서는 7승4패 3.69에 그치는 등 환경에 따라 기복을 보였다. 특히 LA보다 3시간 빠른 동부지구 원정에서는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10-0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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