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 떨치고 자유를 외치다”… 빛고을 밝히는 ‘뉴욕 미술 거장들’

“억압 떨치고 자유를 외치다”… 빛고을 밝히는 ‘뉴욕 미술 거장들’

홍행기 기자
입력 2025-07-18 00:28
수정 2025-07-1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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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재단 광주 특별전 개막식

잭슨 폴록·마크 로스코 등 21명
유대인박물관 소장품 亞 첫 공개
“인간 내면 탐구한 추상표현주의
시대 증언·치유 보여 주는 장 될 것”
오늘부터 10월 9일까지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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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 프레스투어에서 한이준 도슨트가 잭슨 폴록의 ‘수평적 구조’ 작품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다.  ACC재단 제공
17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 프레스투어에서 한이준 도슨트가 잭슨 폴록의 ‘수평적 구조’ 작품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다.
ACC재단 제공


세계 현대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미국 미술 거장들의 명작이 광주에 상륙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ACC재단이 마련한 특별전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이 17일 개막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3시 ACC 문화창조원 로비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송진희 ACC재단 이사장, 김명규 ACC재단 사장,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강원재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토드 브랜도우 미국 FEP재단 대표, 탄 킴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관,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관장, 윤영문 광주예술의전당 대표 등 미술계·언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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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마더웰의 ‘십계명, 야곱의 사다리 그리고 불타는 떨기나무’.  ACC재단 제공
로버트 마더웰의 ‘십계명, 야곱의 사다리 그리고 불타는 떨기나무’.
ACC재단 제공


이번 전시는 ACC재단이 주관하고 서울신문이 주최했으며 뉴욕 유대인박물관이 국제 공동기획 형식으로 참여했다. 유대인박물관이 아시아에 주요 소장품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명규 ACC재단 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는 20세기 현대미술사의 분기점이자, 인간의 내면과 자유를 탐구한 추상표현주의 거장 21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귀중한 기회”라며 “유대인박물관과의 협업으로 광주에서 세계적 수준의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주는 진실과 해방을 외쳐 온 도시”라며 “추상표현주의가 억압의 시대를 넘어 자유를 노래했듯 이번 전시는 예술이 시대를 증언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20세기 미술의 주도권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던 역사적 전환기를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 시민들이 생생히 체험하길 바란다”며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등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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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투어 참석자들이 미리엄 샤피로의 ‘팡파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ACC재단 제공
프레스투어 참석자들이 미리엄 샤피로의 ‘팡파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ACC재단 제공


개막식에 참석한 조윤성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의 전시가 국내, 그것도 광주에서 열리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ACC 개관 10주년을 상징하는 대표적 기획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폴록의 대표작 ‘수평적 구조’(1949)를 비롯해 로스코의 초기 작, 리처드 세라의 회화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걸작 35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추상표현주의에서 개념미술로’라는 주제로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 간 예술의 중심축을 통시적으로 조망하며, 예술이 시대와 장소를 넘어 어떻게 세계적 담론을 형성했는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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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ACC재단 사장이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ACC재단 제공
김명규 ACC재단 사장이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ACC재단 제공


전시장 초입에 배치된 폴록의 ‘수평적 구조’는 붓 대신 물감을 흘리고 뿌리는 ‘드리핑 기법’의 정수를 보여 준다. 작품 옆에서는 폴록이 직접 물감을 뿌리며 작업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회화와 육체, 움직임이 하나가 되는 ‘행위의 예술’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로스코의 색면 추상화는 조명을 최소화한 동선 안에서 고요한 몰입을 유도한다. 화면에 펼쳐진 색은 관람자의 감정선에 조용히 스며들며 시각을 넘어 내면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정신적 울림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예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2025-07-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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