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위 구성권한 논란에 언급…”혁신안, 지도부의 큰 희생 요구””당무위·중앙위 통과 낙관못해…진심다해 설득할 것”김대중 평화마라톤 개회식 참석…”남북공동 8·15기념행사 바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2일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의 구성권한과 관련, “만약 혁신위에 맡기는 것이 다들 승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공론이 모아진다면 못할 바가 없다”며 “여러가지 방법이 다 강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문에 연기됐다가 이날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김대중 평화마라톤 6·15 서울대회 개회식에 참석,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내가 그것(구성권한)을 움켜쥐고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게(평가위 설치 등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두려움도 있을 수 있고 저항도 있을 수 있다”며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든 노력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구성권한이 대표에게 부여된 조항을 고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당내 컨센서스만 모아진다면 혁신위에 이를 넘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현역 물갈이’의 1차 작업을 맡게 될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권한을 사실상 당 대표가 갖도록 한 2차 혁신안을 두고 비주류측은 “대표 권한의 비대화”라며 강력 반발하자 혁신위는 당 대표 임명에 앞서 최고위 의결을 거치도록 보완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의 13일 당무위, 20일 중앙위 의결 전망과 관련, “낙관할 수는 없다”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당무위원 및 중앙위원들을 진심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안에 대해 “당 대표부터 당원에 이르기까지 구성원 모두에게 기득권 내려놓기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지도부의 가장 큰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며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의식한 듯 “언론도 이것을 또 우리 내부의 계파다, 이런 식으로 제발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 혁신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당무위원 및 중앙위원들에도 ‘친전’을 보내 “우리 당이 혁신을 실천하게 될지, 논의로 끝날 것인지, 고강도 혁신안의 운명이 기로에 서 있다”면서 “가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혁신안을 받아들여 실천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과 함께 승리의 길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고통 없고 두려움 없는 혁신, 우리에게 편한 길은 혁신이 아니다. 국민이 낡은 것이라고 싫어한다면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며 “혁신을 냉소해선 안된다. 섣부른 비관도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특히 “새누리당은 우리 당의 혁신과 당내 민주화를 시늉으로 따라오는 듯 하더니 결국은 제왕적 총재 시절로 회귀했다”며 “수십 년 세월을 거꾸로 돌아가 여왕이 당을 지배하고 있다. 여왕 한 사람이 개개인 독립된 헌법기관을 권력 운용의 머슴처럼 부리고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우리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혁신은 민주적 DNA이며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한 우리의 진심임을 당당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